신약개발 플랫폼의 미래 : 오가노이드

 

 

     

 

조 승 주   선임연구원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

  

 

 

신약개발에 있어서 오가노이드 개발의 필요성

오늘날의 신약개발은 큰 갈림길 앞에 직면해 있다. 다양한 약물 라이브러리가 제작되고, 제작된 라이브러리는 1차 스크리닝을 통해 먼저 선별되는데 워낙 방대한 양일뿐더러 비용 또한 막대하기 때문에 선별된 많은 선도물질들(lead compounds)이 다음 단계로 진행되지 못 한 채 남아있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러한 신약개발 초기의 스크리닝 단계에서 시스템 자동화를 위한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게 되면 스크리닝에 대한 비용과 시간을 현저히 감축시킬 수 있으나, 현재까지 선도물질의 in vitro 유효성 평가와 임상시험에서의 결과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차이를 줄이는 과정이 시스템 자동화와 같은 투자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부분이다.

선별된 선도물질이 임상에서 효과가 없는 것은 현재 시도되고 있는 단순한 in vitro 시험법과 실제 생체 내의 복잡한 생리활성 차이에 의해 기인한다. 약물에 대한 안전성과 효능 모두 복잡한 3차원의 생리학적 시스템으로의 적용과 긴밀한 연결고리가 있음에도, 대부분의 약물에 대한 1차 스크리닝은 여전히 세포주의 2차원적인 배양 환경에서 수행되고 있다. 약물과 인체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중요한 부분이 배제된 것이다. 이러한 1차 스크리닝 과정을 통해 구체적인 타겟 분자와 표현형을 갖고 있는 히트 화합물 (hit compound)”이 동정되는데 히트 화합물 중 추가적으로 선별된 선도물질들은 단순한 검증과정을 통해 최적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현재의 신약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점 중의 하나이다. 지난 15년간 기술적으로 상당한 발전이 있었던 ADMET [흡수(adsorption), 분포(distribution), 대사(metabolism), 배설(excretion), 독성(toxicology)] 평가 단계는 약물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고 전체적인 신약개발 과정 중에 기술혁신에 대한 최고의 수익을 제공하고 있다.

신약개발 규제 기관은 일반적으로 검증된 전구약물(pro-drug)을 동정함에 있어서 임상 승인 이전에 최소한 두 종 이상의 동물모델에서 테스트를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약물에 대한 효능을 고비용의 동물모델에서 필수적으로 검증해야 하는 현재의 전형적인 절차는 인간과 동물모델의 근본적인 생리학적 시스템 차이로 인해 종종 신약개발 실패라는 결과를 야기한다.

신약개발 과정 중 많은 비용이 필요한 단계에서 동물모델과 인간 간의 약물대사 및 독성 기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형적인 방법으로 분석된 약물의 효능, 독성 및 용량을 인간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중간 과정에서 배제되어 있는 중요한 무엇인가를 채워야만 할 것이다. 의약 업계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마땅한 근본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다. 현재에도 세포의 행동과 약물에 대한 반응 연구는 세포 주위의 미세환경에 대한 복잡함을 완벽히 재연하지 못하는 세포의 2차원적 배양 환경에서 여전히 테스트되고 있는데 이러한 환경에서의 약물에 대한 반응성 검증을 위한 실험은 생체 내 상황을 예측하지 못하고 수행되기 때문에 전반적인 약물개발 성공률을 낮추고 있고 개발비를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다.

동시에 약물 스크리닝 및 효력시험을 위해 체내 환경과 보다 유사한 시스템 모델링 개발을 위한 방대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는데 특히 장기칩(organ-on-chip)” 시스템과 같이 다양한 모델링의 소형화에 대한 연구로써 다중세포-스페로이드 모델(multicellular spheroid model)이나 암 모델링과 같은 연구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많은 줄기세포 연구자들이 오가노이드라고 불리는 좀 더 복잡한 다중세포 구조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이 모델은 발생학적 과정을 반영하기도 하고 성체줄기세포 기반의 재생의학적 접근에 이용되기도 한다. 또한 다중세포로 이루어진 인체 장기에 대해서 발생학적으로 장기의 생성이나 유지에 관여하는 세포신호전달을 이해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오가노이드 모델은 in vivo 에 있어서 형태 뿐만 아니라 기능적 역할에 이르기까지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에 적용 가능한 “proof of concept” 도구로써의 충분한 가치가 있고 사실상 신약 스크리닝과 임상시험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결국 표적으로 하는 인체 장기에서 약물의 효능 및 독성 등을 테스트하기에 손색이 없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병리학적 소견이 있는 환자 유래 세포를 포함한 인간의 일차세포(primary cells)를 이용하여 질병특이적 약물 스크리닝 모델을 확립하는 것 또한 줄기세포 및 신약개발 분야에서 가치있는 일이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신약개발에서 광범위한 방법으로 생체 내를 구현하는 것은 결과의 재현성과 일관성이 필수적으로 검증되어야 하고 단순히 세포 수준에서의 확장이 아니라 세포 미세환경을 정확히 조절할 수 있는 3차원 배양 시스템이 요구된다.

 

세포에서부터 3차원의 스페로이드에 이르기까지...

세포의 표현형적 변화를 통한 신약개발 접근 방법은 오래전부터 많은 연구자들이 시도해온 방법이다. 표적-기반 스크리닝 방법과 달리, 표현형적 스크리닝 방법은 분자적 메커니즘을 분석할 필요 없이 단순하게 약물에 대한 세포의 표현형적 변화만을 모니터링 하면 된다. 190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이르기 까지 이러한 표현형적 스크리닝 방법이 대세를 이루었으나, 약물에 대한 스크리닝 방법에 대한 연구가 거듭될수록 표현형만 모니터링 하는 세포-기반 분석에서 보다 생물학적 관련성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분석법에 대한 고도화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지난 몇 년 동안 3차원 배양법 개발에 대한 연구자들의 많은 노력들이 있었고, 이렇게 개발된 3차원 배양 시스템은 생체 내의 생물학적 시스템을 보다 잘 반영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3차원 배양 시스템과 함께 high-throughput screening(HTS) 기술과 소형화 구현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 졌다.

암 연구는 신약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타겟 중의 하나지만 종양에 대한 병리학적 증상이나 약물의 효과 및 약물의 저항성과 독성에 있어서도 이질성(heterogeneity)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정복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신약개발에 있어서 생리학적 접근법 개발이 급속도로 이루어졌고, 다양한 암세포주를 이용한 암-스페로이드 모델(cancer-spheroid model)이 암 관련 다양한 분석기법에 적용되고 있다.

 

 

약물의 in vitro 독성평가를 위한 3차원 배양

HTS 기술은 처음 항암 연구에서 응용되었고 세포의 3차원 배양법과 HTS 기술의 병합이 많은 연구자들로 하여금 큰 관심을 끌었다. 최근까지 스페로이드를 이용한 분석법은 약물 효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고 장기 혹은 세포 타입 별로 스페로이드를 통한 독성평가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현재의 in vitro 간독성 실험에서 약물의 간대사 및 세포독성 평가를 위해 주로 간암세포주인 HepG2 세포를 이용하는데 최근 HepG2 세포의 3차원적 스페로이드 배양에서 약물에 대한 반응성이 2차원 배양 보다 더욱 민감하게 나타났음을 확인함에 따라 많은 연구자들이 약물에 대한 평가를 위한 세포의 3차원적 배양 시스템이 in vivo 동물모델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간의 간세포(hepatocyte)를 활용하여 소형화된 간조직이 제작된 바 있다. 소형화된 쥐와 인간의 간조직을 이용한 실험에서 약물에 대한 간독성이 동물 종에 따라 차이가 나타남을 확인함에 따라, 더욱 인간 세포 기반의 3차원 배양 시스템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림 1. In vitro에서 in vivo에 이르기 까지 (http://www.kmdi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470)

 

 

In vitro 조직 모델로써의 오가노이드

In vitro 3차원 배양의 가치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포의 2차원적 배양에서 약물에 대한 1차 스크리닝이 이루어지고 그 후 동물모델에서 약물에 대한 효력과 독성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매우 단순화된 3차원 배양의 스페로이드와 동물모델에서의 약물에 대한 전체적인 효과가 여전히 차이를 보이고 있고, 동물과 인간에서의 약물에 대한 반응 차이 또한 난제 중 하나이다. 12개의 제약회사를 통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20건 내외의 인간에 대한 독성 결과와 150 여개의 약물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설치류 데이터를 통한 인간에게 나타날 독성에 대한 예측 테스트에서 57%가 예측 실패로 나타났다. 또한, 인간과 설치류 모델에서 급성 염증성 스트레스에 대한 유전자 반응(genomic response)이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결국 임상 적용 이전 단계에서 약물에 대한 효력 및 독성평가를 위한 검증되고 공인된 모델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상적인 in vitro 분석 시스템은 인간의 생리학적/형태학적으로 유사하고 이질성(heterogeneity) 측면에서도 유사할 만큼 복잡하면서 인간 세포로 구성된 모델이 이용되어야 하고, 분석 방법 또한 단순화 된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인간 조직의 복잡함을 배양접시 위에서 재연한 것이 오가노이드이고, 이러한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로부터 계통 발생 및 분화를 통해 형성된 자가-재생 및 자가-조직화가 가능한 3차원적 세포 구조체로 정의되어진다.

체외에서의 오가노이드 형성은 현재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배아 암종세포(embryonal carcinoma cells)를 동물에 주입했을 때, 이 세포들은 악성종양으로 발전하기도 하고 동물 내에서 발생과정의 다양한 조직 형태를 만들기도 하는데, 흥미 있는 점은 드물게 완벽한 조직이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동물에 주입되었을 때 병리학적으로 및 형태학적으로 복잡한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배아줄기세포가 오가노이드의 제원으로써 대두되고 있고, 초기 연구를 통해 in vitro 상에서 배아줄기세포가 복잡하고 정렬이 잘 된 구조체를 형성할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 다만 이 구조체의 자가 증식 및 구조적 완성을 위해 외인성의 미세환경 조절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러한 과정이 구조체 내에서 어떻게 조절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복되는 구조체 제작 및 생리학적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

 

 

10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로써의 오가노이드 기반 생체모사기술의 활용

인체의 생리활성을 유사하게 재현할 수 있고 환자의 조직으로부터 오가노이드를 구축함으로써 환자의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한 질병 모델링, 약물 스크리닝 등 환자 별 맞춤의학과 정밀의학 플랫폼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환자의 조직에서 유래한 오가노이드는 살아있는 바이오 뱅크로의 활용 또한 가능하다. 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교정 기술에 대한 관심과 사용 빈도가 높아지면서 유전자 치료와 손상된 장기를 위해 이식을 하는 치료법의 대안으로도 그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2018년 초에 “10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1) 단일뉴런 분석기술, 2) 유전자 복원기술, 3) 합성배아, 4) 생체 내 유전체 편집기술, 5) 오가노이드 기반 생체모사기술, 6) 차세대 항암백신, 7) 식품 유해성분 동시검출 센서, 8) 유전체 편집 기반 양적형질 조절기술, 9) 인공효소 체인, 10) 탄소자원화 광합성 세포공장 을 선정했다. 이중에서도 오가노이드 기반 생체모사기술은 난치병을 극복할 가장 현실적 대안이고, 신약의 안전성과 효능을 시험하는 데 효과적인 기술로 꼽히고 있다. 1960년대 수면제에 담겨 사람들에게 널리 퍼졌던 약물 탈리도마이드는 태아 심장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고, 국외 연구진은 지난 2015년 오가노이드 기술로 미니 심장을 만들어 탈리도마이드의 독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오가노이드가 훼손되거나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장기에 이식 또는 치료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새로운 질병에 대한 모델링

지난 2016년 중남미 지역에서 창궐한 지카 바이러스(ZikaVirus)가 태아의 소두증의 원인으로 지목되었지만 바이러스와 뇌 발달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기 위한 실험 모델이 없었다. 하지만 인간 만능줄기세포로부터 뇌 오가노이드를 배양하여 대뇌피질을 재현하였고 이 모델을 이용하여 지카바이러스 감염이 신경줄기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신경발달 손상 기전을 규명할 수 있었고 지카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치료제 개발의 돌파구가 되었다. 장 오가노이드로부터 장세포 단일층을 만들어 노로바이러스(NoroVirus)의 감염과 복제를 재현하였고 장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로타바이러스(RotaVirus) 감염 모델도 만들어 졌다.

기존의 박테리아 연구 모델은 박테리아의 병원성 규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오가노이드 기반 박테리아 감염 모델은 박테리아와 세포 특이적 상호작용을 직접 탐색할 수 있게 해준다. 오가노이드의 lumen에 해당되는 부위에 직접 박테리아를 주입하거나, 분리한 단일 세포에 감염시킨 후 오가노이드를 배양하는 방법, 오가노이드 배양 중에 추가하여 감염시키는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살모넬라 등 다양한 병원성 박테리아 및 정상 세균총과 인체의 상호작용 연구를 위한 오가노이드 모델이 개발되고 있다.

 

      

그림 2. 오가노이드 활용 (https://kokkiriko.blogspot.com/2018/02/cancer-organoid.html)

 

 

오가노이드 개발의 한계 및 해결 방법

질병 모델링, 신약개발 플랫폼 등의 도구로써 높은 잠재적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가노이드 기반 플랫폼은 극복해야 할 주요 과제들을 안고 있다. 인체 생리활성에 근접한 모델이지만 주위 미세환경 조절 및 면역세포 부재는 해결해야 할 난제로 남아있는 만큼, 약물 반응, 감염 및 염증 반응 모델링에 여전히 한계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배양 조건의 최적화 과정을 통해 면역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기질세포와의 공배양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생리학적으로/형태학적으로 완전한 오가노이드 배양을 위해서는 산소와 영양 공급, 노폐물 배출이 가능한 관류시스템을 이용하거나 회전식 생물배양기의 활용도 고려해야 한다. 혹은 혈관 내피세포의 공배양 등도 시도해야 한다. 오가노이드와 미세유체 기술(microfluidics)과의 융합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실제로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시도되고 있는데, 특히 생체모사 장기칩(organ-on-chip)이나 다중 장기를 관류시스템으로 연결시킨 생체모사 인체칩(body-on-chip) 개발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오가노이드는 실제 장기와 거의 유사한 세포로 구성되어 있지만 장기의 실제 크기의 재현은 현재까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생물공학적인 방법으로 줄기세포를 직접 조작하고 줄기세포 미세환경을 조절하면서 구조체 안에서 세포의 자가-조직화와 다양한 계통으로의 분화를 다방면으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대부분의 오가노이드는 혈관을 통한 영양 공급 대신 전적으로 배양 배지에 의존한 배양법이기 때문에 크기가 제한적이다. 형태와 기능면에서 이식 가능한 수준으로 향상된 장기 오가노이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배양법의 최적화 및 대량배양 공정을 확립해야 할 뿐만 아니라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는 것 또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문의 내용에 대한 문의는 sjcho@kbiohealth.kr로 해주십시오.

 

 

Posted by 코디네이팅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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